샬, 주화입문하다 – 희극지왕

10월 6일 SBS에서 방송된 주성치의 3대 영화라고 불리는 <희극지왕>을 보고 드디어 주성치 영화에 샬라르가 입문하게 되었다. 이것이 바로 “주화입문”이라고 하는 것이란다.

난 주성치를 모른다

언제나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얼토당토치 않은 대사로 장난같은 가벼워보이는 웃음의 영화를 만드는 것이 주성치라고 생각했다. 나는야 주성치 매니아가 분류해놓은 세상에 두 종류의 사람에 여기도 저기도 낄 수 없는 어중간한 사람임에 틀림이 없었다. 때문에 주위의 극성 주성치팬들은 나를 교화시키기 위해 계속해서 그의 칭찬을 늘어놓으며 직접적으로 그의 영화를 나에게 제공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들이 보여준 <소림축구>, <심사관 2> 등의 영화는 그다지 큰 감흥을 주지 못했다. 역시나 나에게는 가벼운 말장난하는 영화배우라는 생각만을 각인시킬 뿐이였다. 그러나 6일 밤 12시 넘은 시간. 전화로 주성치팬의 실시간 영화중계해설을 들으며 희극지왕을 본 순간, 나는 현실로 돌아오는 길을 잃고 말았다.

순진무구.휴머니티.매력덩어리, 주성치

엑스트라를 전전하며 영화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주인공 주성치. 그리고 첫사랑의 연기를 배우려고 그를 찾아온 호스티스 장백지. 도시락 아저씨 오맹달. 영화 <희극지왕>에서는 배우의 꿈을 향해서 끊임없이 노력하는 주성치의 애환과 그 사이에 싹트는 사랑과 성공과, 그리고 좌절을 보여준다. 여기서 그는 연기를 위해 어느 순간에서도 무아지경에 빠질 정도로 집중할 수 있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주나 언제나 실수투성이인 인간적 캐릭터를 연기한다. 구박받고 무시당해도 꿋꿋하게..마치 찰리채플린의 영화와 같은 느낌이다. <희극지왕>은 한마디로 진한 감자탕같은 맛이 난다. 그리고 톡톡튀는 캐릭터와 패러디들은 잘 익은 깍두기를 씹는 듯하다.

한동안 손발이 따로노는 멍한 상태에 빠지다

영화가 끝났다. 그런데 나는 현실로 돌아오지 못했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926의 게시판 글을 읽고 있었으나 그건 내 세계가 아니였다. 내가 존재하고 있는 곳이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 먹여살릴거죠?” 라는 장백지의 외침이 들려왔고 주성치의 완벽포즈가 자꾸만 떠올랐다.

그들과 함께 있는 것이 진정한 내 세상이였고, 그들은 내곁에 있었다. 주성치는 더 이상 영화배우가 아니였다. 내 공간에서 숨쉬고 있는 그 무언가였다. 심각했다. 이런적은 처음이였다. 내 증상을 얘기했다.

simon : “이제 주성치 영화 세계를 이해하게 된 거에요. 다들 그렇게 시작하죠.”
정worry : “손발이 따로놀고 멍하지? 그게 바로 주성치 영화에 입문했을때 나타나는 증상이지. 축하한다~”
샬라르 : “우어” -0-;;;;;

그의 또 하나의 명작 <서유기>는 <희극지왕>보다 더 무겁고 더 슬프면서도 더 재미있다고 한다. 아마도 <희극지왕>을 먼저 본 것이 도움이 될 거라고. <서유기>를 보고나면 왠지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거 같은 기분이다.

13 comments Add yours
  1. 주성치 영화는 ‘식신’ 딱 하나 봤었는데……;;
    근데 왜 난 손발 따로 논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을까요? – –

  2. 저도 식신을 잘 봤는데요.. 그걸로는 주성치 영화의 따로 노는 느낌을 받기 힘들거예요.. 뭐랄까..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정상적인 영화에 속한다고 생각하거든요. 초기작인 [도성] 부터 찬찬히 보시면 젤 좋겠지만..

  3. 전.. 뭐랄까. 소림축구(1st), 희극지왕(2nd)순으로 봤었는데 주성치영화는 소외당하고 사회의 약자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재치있게 풀어가고 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슬픔을 코미디로 풀어내는 기술이란.. 갑자기 로베르토 베니니의 인생은 아름다워도 보고싶군요.

  4. 서유기는 정말 눈물납니다. T.T 어찌하야 코믹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것인가!

  5. 어후… 제가 좀 무딘건가요? 갠적으로 주성치 영화를 좋아하긴 하는데 전 한번도 손발이 따로노는 느낌은 받은적이 없거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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