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열린 2002년 원성스님 동승전 전시회

원성스님 동승전은 3년만에 열리는 실로 오랜만의 전시회였다. 인사동 풍경에 가서 가끔 스님의 작품을 보기도 하고 심지어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만나는 그런 인연도 있었다. 그래서 더욱 그의 전시회를 가보고 싶었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기회가 허락하지 않았고 그래서 일부러 마지막날 이번이 아니면 못보는게 아닌가 싶어 부랴부랴 달려갔다. (불교신문에서 원성스님이 유학을 갈 예정이란 이야기가 있었다)

그러나 가지 말라는 거였던가.
전시회 마지막은 7시까지 할줄 알았는데 오후 4시 모두 철거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가 들어간 그 순간부터;; 작품은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전시회장은 이미 아수라장.. 액자들 포장하고 사람들 왔다갔다..;;

하.. 일부러 마지막 날이라고 내일 일정을 떙겨서 오늘 여기까지 왔건만.. 한쪽에서는 상품들을 산 사람들에게 스님이 싸인을 해주고 있었다. 어쩔 수 없었다. 싸인이라도 받아야겠다 라는 생각에 달력 2개를 사서 사인을 받았다. 목소리, 얼굴, 그에게서 풍기는 느낌.. 챙겨봤던 TV다큐프로에서 본 그 느낌 그대로였다. 그러나 지난번 인사동에서 스쳤을때의 신비함하고는 그 느낌하고는 조금 달랐다.

싸인을 해 준뒤 나는 정중하게
“같이 사진 찍을 수 있을까요?”
라고 물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사진은 찍지 않습니다”
“아..네..;;”

순간 무척 무안했다. 주섬주섬 달력을 가방안에 넣고 인사하고 뒤돌아섰다. 그래..그가 정한 규칙이겠지. 따라주어야겠지.. 싸인하는 모습을 찍으려했던 카메라의 전원을 끄며 나는 전시장을 나왔다. 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그의 그림들을 제대로 보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고, 같이 있었던 그 순간을 기록하지 못함도 있었고..

그래. 본인이 단지 그림을 그리는 스님이지 이렇게 유명세를 떨 생각은 없다했지. 그로 인해 다른 스님들이 피해보지 않게 하고 싶다 라고 한 적이 있었지. 이해하자..

지금은 전시장에서 받아온 포스터 한장이 내 앞에 붙어 있다. 참 편안한 그림이다. 넓은 잔디가 깔린 숲에 동승 하나가 앉아있고 또 한명의 동승이 누워있다.

그림에 대한 욕심이 남들보다 강한 원성스님. 그림이 떼어지니깐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아직은 얼굴에서 풍기는 모습만큼 마음도 어린 스님. 타고난 순수함이 아직도 그대로 인 스님. 내가 느끼기에 원성스님은 수행해서 해탈한 스님의 모습은 아니였지만 태생이 너무나도 순수해 보이는 사람이었다. 순수, 그 자체였다. 부디 많은 상처받지 않고 꾸준히 수행하여 좋은 스님이 되길 바란다.

원성스님 공식 사이트
http://www.pungkyung.co.kr

백상기념관
200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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