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의 개그 콘서트 – 콘도스의 “주피터”

2002년 9월 30일(월) – 10월 24일(목)까지 세계무용축제 SIDance 2002가 있었습니다. 올해로 5번째 맞이하는 공연인데, 예전에는 춤에는 별로 관심없었거든요. 하거나 말거나 니네들 축제나 잘해라..라는 생각이였는데. 어쩌다가 티켓링크를 서핑중 콘도스라는 팀을 알게 됐습니다.

버벌 댄스 퍼포먼스 그룹 콘도스 – 아나킥 댄스, 코미디 무용 <주피터> 춤도 웃길 수 있다.무용수 전원은 교복차림의 남자들, 무용단원의 직업은 기타리스트, 작가, 교수, 영상아티스트, 모델…..뉴욕, 홍콩, 대만, 일본….….아무도 콘도스 Crazy Guys의 엽기를 막을 수 없었다.

이 홍보카피가 저를 사로잡았습니다. 요즘은 넌버벌.. 즉 대사 없는 공연이 유행인데 오히려 이 댄스 퍼포먼스는 버벌.. 대사있는 춤 공연이라니 색다를수 밖에 없었습니다. 과연 그들의 엽기 공연은 어떤 것일까.

뚜껑을 열어본 콘도스는 한마디로 춤의 개그 콘서트. 초난강스러운 공연이였습니다. 처음 각종 영화를 콘도스 멤버들이 패러디한 영상을 보여준 뒤 ‘우리는 이렇게 당신들을 웃기려고 한다’라고 관객들에게 마음의 준비를 시켜놓고 코믹 상황 에피소드와 에피소드를 보여주고 춤으로 그것들을 연결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춤을 잘 추느냐? 그건 아니였습니다. 동네 학예회 수준의 똥배나온 아저씨들이 폴짝폴짝 뛰기도 하고, 몸도 덜 풀린채 나온 듯한 어설픈 춤들을 보여줬지요. 마치 관객들에게 이건 애교로 봐주세요. 이것도 코미디에요. 라고 이야기하는 듯 했습니다. 관객 역시 처음부터 코미디 무용임을 알고 들어왔기에 그것조차도 야유가 아닌 환호로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지요.

멤버중에 코미디 작가가 있어서 그런지 각 에피소드들은 정말 일본스러운 코메디를 선사했습니다.  특히나 다들 한국어 대사들을 너무나 열심히 외워서 하느라 (간혹 대사를 잊기도 했음) 많은 호응을 얻었지요. 가장 인기있었던 에피소드는 배구선수 에피소드였는데… 배구를 그만둔 배구선수가 일상생활에서 배구를 잊고 있다가 배구공이 날라오면 어김없이 그걸 받아내면서 “몸이 잊지 않고 있어”를 연거퍼 외치는데 어찌나 웃기던지 객석에서는 같이 대사를 따라하고 웃고…정신 하나도 없었답니다.

마지막, 드디어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이 시작되는데… 갑자기 초난강의 “정말 사랑해요” 노래가 나오는게 아니겠습니까;; ‘괜차나요, 개앤차나요, 괘앤차나요~ (히위고~)-_-;;” 안그래도 콘도스 멤버들이 한국어 대사톤이 초난강이랑 거의 똑같았는데.. 관객들 모두 다들 자지러지고 열심히 박수를 쳐댔습니다. 정말루 마지막에 연출자로 초난강이 나와서 인사라도 해야할 듯한 분위기로요^^ 말이 필요없었습니다. 딱 초난강 그 코드였습니다.

2002.10.20. pm 6
호암아트홀

뱀다리

예전에 <똥자루 무용단> 단장님을 뵌적이 있었습니다. <똥자루 무용단> 이란 키가 작지만 발레를 너무 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발레단으로 열정과 실력으로 모인 사람들이지요.

다들 발레라고 하면 목도 기린처럼 길고 팔과 다리도 쭉 뻗은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선택된 자들만의 무용이라 생각하는데 그 고정관념을 깬 것이지요. 그리고 이들이 공연을 올렸는데 그 역시 기존의 발레공연에서 벗어난 확깨는 그러나 너무나 재미있는, 발레를 다시 읽을 수 있는 공연이였다고 합니다.

전 콘도스의 공연을 보면서 <똥자루 무용단> 이 생각났습니다. 우리도 기획력을 갖추고 공연을 더 다듬고 마케팅을 잘 한다면 콘도스 못지 않게 새로운 아나킥 발레, 즉 무정부적 발레를 탄생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닌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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