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자 100만이 꼭 봐야할 연극 <삼류배우>

공연 마지막 15분, 객석은 숨을 죽이기 시작했고 쉴새없이 쏟아지는 땀과 침, 그리고 따발총 같은 대사를 읊어대는 이영진의 1인 햄릿연기에 감정이 휘둘리기 시작했다. 따분하게만 느껴졌던 정극 햄릿이 이렇게 재미있었던가. 목이 울컥 잠긴다.

연극 <삼류배우>(2004년 10월 17일까지 발렌타인극장)의 최일화씨는 실제 그의 인생과 구분이 안될 정도로 극중 이영진과 흡사했다. 20년만에 첫 주연을 맡았으며 연극 무대를 위해 TV활동도 자제한 그는 1대 강태기씨의 노련함과는 다르게 꾀부릴지도 모르고 언제나 진실함으로 우직하게 무대에 서는 순박함으로 가득 차 있다.

<삼류배우>는 올해 대학로에 올려진 연극 중에서 시나리오가 가장 돋보이는 작품이다. 밑줄 쳐 씹어먹고 싶은 주옥같은 대사와 실제로 조연 한사람 한사람에게 따로 선사하는 조명이 인상적인 커튼콜의 감동과 온몸에 땀이 뒤범벅되는 모습은 실로 감동적이며 경의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순도 100% 감동의 물결은 극장 전체를 출렁이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영화판에 패자들의 수퍼스타 <감사용>이 있다면 연극판에는 일류인생을 살고 있는 삼류배우 <이영진>이 서 있다고 할 수 있겠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된 요즘 청년 실업자 100만이 꼭 봐야할 연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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