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끔한 영화적 상상력 연극 <보고싶습니다>

‘신파극’이라고 하면 이제는 양로원 할머니, 할아버지나 좋아할 만한 악극을 떠올리게 된다. 풍속과 인정, 비화 등을 소재로 한 통속적인 연극으로 창극과 신극 사이의 과도기적 형태라는 사전 속 의미로는 도저히 지금 세대들에게는 박물관에 가야만 찾을 수 있는 감성 같아 보인다. 그러나 연극 <보고 싶습니다>는 당당하게 신파극을 내세우며 앞이 보이지 않는 여자와 한탕을 꿈꾸는 양아치와의 사랑을 그리고 있다.

한탕을 꿈꾸는 독희는 두목의 돈을 들고 시골 어머니에게 돌아온다. 치매 어머니가 좋아하던 박카스때문에 앞 못 보는 가게 주인 지희와 친해지고, 둘은 새록새록 사랑을 키워간다. 그러나 극은 신파극의 공식대로 애절한 사랑을 이루지 못하고 독희의 죽음으로 끝이 난다. 뻔하고 상투적인 마무리이지만 객석을 어느새 눈물바다가 되고 만다.

이는 극단 화살표의 트레이드마크 영화적 연출기법이 효과적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무대와 조명의 적재적소 활용, 뛰어난 선곡 능력, 그리고 여러번의 앙코르공연마다 줄곧 이곳을 지켜온 독희역에 박민혁은 작품을 꽉 채워준다. 그러나 초반에 극 흐름을 깨는 안내 멘트나 깡패들의 오바 연기는 조율이 필요하다. 이 작품을 또 보고 싶으시다면 <보고 싶습니다>의 패러디공연 <보기 싫습니다>를 꼭 챙겨서 보고, 그 다음은 준비중인 영화 <보고 싶습니다>로 스크린에서 만날 날을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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