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학로 죽순이

2004. 5. 25. 12:13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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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아지트라는 걸 나도 갖고 싶다란 생각을 했었는데 딱히 내게 그러한 장소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래서 내게는 아지트라는 말이 적용되지 않나보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지금 지나서보니 근 몇 년동안 내가 즐겨 가는 지역, 공간이 이미 생겨 있었다. 모두 그 성격을 보면 돈 없어도 두발만 있으면 눈이 즐겁고 행복한 그런 곳이다.

2-3년전만해도 정동이 나의 아지트였다.
산책하기 좋은 궁들이 있고 조용하면서도 영화관(스타식스, 시네큐브)과 공연장(난타극장, 정동극장, 팝콘홀)이 있으며 조금만 걸어가면 광화문(세종문화회관, 교보문고)과 종로, 인사동, 안국동까지 충분히 커버가 되니깐. 삼청동쪽으로 미술관이 즐비하니 이보다 좋은 공간이 어디인가. 사람이 많지 않아 한가롭고 가도가도 질리지 않는 정동이다.

TIP
카페 대신 갈 수 있는 곳은 극장 로비나 성당로비, 몇 백원만 내면 들어가는 덕수궁 등.

1년전에는 홍대근처가 나의 아지트였다. 우연히도 나는 직장때문에 홍대쪽에서 가장 많이 일을 했다. 그래서그런지 항상 서울로 이사오면 홍대쪽에서 살고 싶단 얘기를 자주 했다. 그만큼 나는 홍대에서 풍기는 디자인적 이미지와 히피적 느낌이 주는 자유로운 표현 방식의 사람들을 좋아했다. 1년 넘게 홍대쪽에서 일하면서 수공예품 파는 친구들, 밤마다 클럽에 오는 특이한 사람들, 홍대라는 작은 학교에서 풍기는 미술하는 학생들 등 예술의 혼을 느낄 수 있다. 물론 걸어가면 신촌과 이대를 통할 수 있고 반대방향으로 가면 선유도 공원이 있고 지하철 조금만 더 타면 월드컵 공원에도 갈 수도 있고.

TIP
카페 대신 갈 수 있는 곳은 홍대 벤치, 운동장, 홍대 앞 놀이터, 아티누스

지금 현시점에서 나의 아지트는 대학로이다. 이처럼 일 없어도 한 곳에 죽치고 있었던 적은 없던 거 같다. 대학로가 처음이다. 저녁마다 공연 한 편씩 보고 있지만 아직도 가보지 못한 수 많은 소극장과 공연장이 곳곳에 즐비하다. (요즘은 공연장 구경하는 재미마저 있을 정도) 숨어있는 맛집도 곳곳에 있고^^ 걸어서 안국동, 창덕궁도 바로! 공연을 연이어서 보다보니 배우들 얼굴을 알게 되어 이제 대학로 길에서 어? 나도 모르게 아는 척하며 인사하게 되는;; 웃지 못할 일까지 생긴다. (물론 상대방은 나를 모른다) 대학로가 문화의 거리로 지정되어 일요일에는 차 없는 거리가 되니 더 없이 좋고. 대학로는 내게 새로운 인연을 맺기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TIP
카페 대신 갈 수 있는 곳은 마로니에 공원, 문예회관

결국 홍대->정동->인사동->안국동->대학로 오. 이 라인이군요.
그렇습니다. 이제 와 고백합니다.
저는 서울 강북지역을 좋아합니다. I강북
강남은 어색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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