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0일 프로축구 안양 vs 전남 관람하다

2002. 11. 10. 19:11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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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이어 이번으로 두번째 안양을 방문했습니다. 물론 마구잡이의 테리양의 남편(?) 남일군을 보기 위함도 있었고 삼억양의 남편(?) 영표군을 보기 위함이기도 했지요.

(이하 남일=니김, 영표=표)

그러나 지난 8월 25일 안양 운동장에서 있었던 안양 vs 전남 경기와는 전혀 딴판이였습니다. 그 때는 사람이 어찌나 많았는지 만원사례였지요. 2시간 전에 앉아서 꼬박 기다렸던 기억이 있는데... (기억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본 경기는 안드레가 니김을 머리로 박아 입술이 터져서 중간에 피흘리며 경고까지 먹고 퇴장당한 바로 그 경기였습니다)

"남일아, 또 맞고 싶냐"라는 안양 과격 팬들의 플랜카드까지 걸린 오늘은 정말 썰렁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야..진짜 사람 없다.. 라고 생각하며 자리에 앉으려고 하자 옆에서 들리는 어떤 두 사람의 대화.

"지난주는 오늘에 반도 안왔었어"
"-_-"

K리그의 인기는 이렇게 겨울과 함께 사늘히 식어가는가..

뒤늦게 온 테리양이 사발면 두개를 들고 등장했습니다. 전 아점을 한 상태라 무지 배가 고팠고 후르륵...후르륵.. 삼억양의 커피와 빵, 그리고 내가 가져온 귤, 테리양이 가져온 홍차와 치즈.. 역시 우리는 돗자리만 안깔았지 소풍 온 것이였습니다 (물론 테리양의 이부자리가 한몫했구. 따뜻했다 테리야)

반도 안찬 스탠드에는 간간히 니김이 나오면 소리를 지르고 표군이 몸풀면 소리지르고..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 시작. 전반전 지지부진. 가끔가다 전광판에 표와 니김이 나오면 소리 한번 질러주고 안양 서포터즈가 "슈퍼파워 안양"을 외치면 같이 따라해주고 옆에서 전남 서포터즈의 알아듣기 힘든 응원가가 나오면 박자맞춰 손을 흔들어주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였습니다.

그런데 전반전 니김이 백태클로 경고 하나 먹더니 후반전 교체 이런..-_-;; 안그래도 표군의 초등학생 체구땜시 그라운드 어느 구석에서 뛰고 있는지 표도 안나는데 니김마저 벤치로 사라지니 보는 맛이 점점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니김이 벤치 신세를 진지 얼마 안되전남은 한골을 안양에게 빼았기고... 계속되는 동네축구.

황삼촌도 안나오고, 니김도 들어가고 표는 어디서 뛰는지 찾기도 힘들고 가끔가다 태욱이, 뼝호와 태영이 보이구..-_-;; 경기는 안보고 카메라가 전남 벤치를 잡고 있을때마다 전광판을 유심히 봤지요. 점퍼에 얼굴을 묻은 니김의 옆모습은 삼억양이 말했듯이 카리스마가 넘쳤고 이쁘긴 이뻤습니다.

그리고 경기는 1:0 으로 끝이 났습니다. (그래도 골 넣었을때 어찌나 신나던지.. 박쥐팬 샬-_-) 이미 한무리의 빠순모드 소녀들은 버스 앞으로 가 있었고, 우리도 밖으로 나가는 길에 버스를 위에서 바라볼 수 있었지요. 그러나 모자를 깊이 쓴 니김. 이미 버스타고 떠나버린 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