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없이 웃다 나오다. 박장대소 <아는여자>

2004. 6. 26. 00:49Cultu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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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에 의하면 마치 영화 <아는여자>는 집요한 스토커에 대한 이야기라고 오해하게 된다. 하지만, 사실 엄밀히 말하면 이 영화는 시한부 삶을 사는 한 야구선수의 사랑 이야기이다. 좀 더 설명하자면 외야수 동치성이 죽기 전에 사랑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라고 볼 수 있다. (아마도 이나영쪽을 주력으로 홍보하는 게 마케팅적으로 도움이 될거라 생각해서 그렇게 하는거 같다)

1인칭 시점으로 나레이션을 곁들인 동치성은 정말이지 그동안 우리가 보아온 로맨틱한 코미디 캐릭터하고는 영 딴판이다. 거칠고 제멋대로이고 시니컬하고 짜증만 부리는 거의 인생을 포기한 사람이다. 그런 그에게 라디오 사연보내는게 취미인 특이한 여자가 동치성의 인생을 불쑥불쑥 간섭한다. 그리고 황당한 사건들이 그 둘을 엮게 만든다.

그동안 장진감독의 코미디가 관객과 한박자 먼저 혹은 한박자 뒤에서 웃기는 타이밍을 놓친 듯한 느낌을 줬다면 이번 아는여자에서는 그의 코미디가 제대로 관객들과 호흡을 같이 한다고 보면 된다. 객석에서 터져나오는 폭소와 박장웃음은 장감독이 던진 웃음의 미끼를 순간순간 잘 받아먹고 있다는 증거였다. 또한 정재영의 아무렇지도 않게 툭툭 내뱉는 엉뚱한 대사나, 독특하게 살고 있는 귀여운 이나영이나 모두 다 너무나 자연스럽다. (사실 내가 더 웃겼던 것은 극중에 나오는 분홍복면역에 난타 블루팀의 섹시가이였던 류승룡님이 출연했기 때문. 아는 사람이 영화에 그것도 웃긴 역에 나오니 진짜 뒤집어졌음>_<) 암튼 그동안 장진감독 영화 중 최고의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신나게 웃고 싶으신 분. 커플, 친구끼리 모두 오케이
강력추천 ★★★★★


뱀다리
이 영화에는 장진감독이 구상했던 3개의 영화소재(3가지가 없는 남자 이야기, 야구영화, 전봇대 이야기)가 섞여있다고 한다.

아는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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