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연애드라마 - 현정아 사랑해

2002. 11. 19. 18:54Culture

반응형


오늘이면 MBC월화드라마 <현정아 사랑해>가 16회를 마지막으로 우리들 곁을 떠난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TV시청자들의 50%가 <야인시대>의 독기어린 남자들의 눈빛을 보고 있는 동안 나는 새콤달콤한 사랑이야기 <현정아 사랑해>를 보고 있었다. 사실 <현정아 사랑해>는 재미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외면받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뭐든지 타이밍이 중요한 것을-_-;; 에잇..<야인시대>만 아니면 ㅠ.ㅠ

김민선이란 배우가 이런 트렌드 드라마에 잘 어울릴거라는 생각은 이전부터 하고 있었지만 이 정도로 잘 소화할 줄은 몰랐다(구상하고 있던 드라마 주인공으로 김민선을 찍어놓은 적이 있었는데 안판석 감독한테 뺏긴 느낌..흐흐..) 특히 감우성은 더더욱 그랬다. 감우성이란 배우한테는 별다른 애정이 없었으니깐. 한마디로 몰린 눈이 이뻐보이는 수준은 아니였단 말(이 수준에 올라와 있는 사람들이 바로 신동엽과 김태우가 아니겠는가..)

이런 자연스런 연기의 두 사람과 함께 이 드라마의 미덕은 최근 TV드라마에서 흔한  소재인 불륜, 복수, 배신, 이복남매등등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재벌 3세인 범수(감우성)과 프로덕션 조연출인 현정(김민선)이 만났다면 이건 그녀가 신데렐라가 되는 드라마가 아닌가 라고 생각하겠지만 그건 아니다. 분명 이 드라마는 이전까지의 신데렐라류의 드라마에서 과감히 뛰쳐나와 평범한 삶을 스스로 일궈나가기 때문이다(현정이는 이렇게 말한다. "저는 신데렐라가 아닙니다. 왜냐면 우선 전 구박하는 계모가 없기 때문이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말 두 사람이 사귀는 것이 아니냐' 라는 질문이 쏟아져나올 정도로 그 둘의 연기는 리얼했다는 것이다. 시청자들이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던 것은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의 알콩달콩 사랑 이야기들은 실제 현실에서의 일반적인 커플들이 하는 행동들이 대사부터 표정까지 거의 똑같기 때문이다. 현정이와 범수가 서로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 '자신들의 모습을 보는거 같다', '예전에 연애했던 그때가 생각난다' 라고들 이야기하는게 바로 그 이유다.

드라마를 통해서 좀 더 삶에 대해 씩씩해지고 현정이네 가훈처럼 남의 것을 탐내지 않고 자기 힘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이 되야겠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여자를 아끼고 존경할 줄 알고 세상에서 나를 가장 사랑해주는 범수같은 남자를 꿈꾸는 여자들에게는 구미에 딱 맞는 드라마가 아니였을까.

감우성 팬클럽에 감우성이 직접 올린 글에 따르면 <현정아 사랑해>는 처음부터 열심히 본 사람들을 위한 드라마라고 한다(맞는 말이다. 잔재미가 장난 아니다.흐흐) 그러나 나는 <현정아 사랑해>를 연애를 한번이라도 제대로 해본 사람들을 위한 드라마라고 말하고 싶다.  



뱀다리

처음 드라마 설정을 보면 이순재가 병에 걸려 죽고 감우성과 허준호, 김민선의 삼각관계, 그리고 범수의 집에서 맺어준 여자까지 얽히는 시놉이였는데 범수와 현정이가 알콩달콩 잘 놀고 반응이 좋아서인지 여러 캐릭터들이 그 역할이 줄었다. 그들은 아쉽겠지만 드라마는 작위적인 시기와 암투, 눈꼴신 악인없는 순수한 느낌의 드라마가 됐다.